파래굴밥



오늘 첫눈이 오네요. 12월 아니랄까봐...이렇게 눈오고 바람부는 날엔 눈을 닮은 하얀 밥이 생각납니다. 해서 제철을 맞은 굴과 파래, 무, 대추 등을 넣어 파래굴밥을 만들어 봅니다.



재료를 준비합니다. 싱싱한 굴 한 봉지, 바다내음 나는 향긋한 파래 한 주먹, 무 반 토막, 대추 서너 알입니다. 굴, 파래는 소금물에 불순물들을 제거해가며 살살 씻어 놓고, 무는 채로 썰어 둡니다.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가 “제일 처음 굴을 먹은 사람은 매우 용감한 사람이었을 것이다(He was a bold man that first ate an oyster).”라고 한 것처럼 처음 보기엔 그리 먹음직스럽지 않아도 일단 한 번 먹어보면 그 맛과 향 그리고 영양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Eat fish, live longer. Eat oysters, love longer.”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서양에서도 강장식으로 인기가 좋아 기원전 95년경 로마의 세르기우스 오라타(Sergius Orata)가 수문과 보를 통해 바닷물의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굴양식장을 설계해서 양식을 최초로 시작한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그 역사도 깊습니다.

굴에는 단백질과 지방, 회분, 글리코겐 등의 영양소와 풍부한 아연을 비롯한 칼슘과 인, 철 등의 무기질, 비타민 B12를 비롯한 여러 가지 비타민과 타우린 등의 필수아미노산도 많이 들어 있어서 아이들의 성장과 시력보호, 엄마의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지요. 중금속 해독과 세포기능을 활성화하는 셀레늄도 풍부합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5년 기미(1499,홍치 12) 1월17일(정축)에 “윤필상(尹弼商)·어세겸(魚世謙)·정문형(鄭文炯)·한치형(韓致亨)·성준(成俊)이 의논드리기를, “...지금 유자광이 특별히 해물을 진상하기 위하여 역마를 발송하기에 이르렀으니, 대간이 논박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유자광은 사옹원 제조로서 함경도에 도착하여 생전복과 굴조개의 싱싱함을 보고 상시에 진상한 맛과는 다르리라 여겨 특별히 진상하고자 한 것뿐이오며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전복과 함께 굴이 귀한 해산물로 여겨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배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라는 속담이 있는데요, 《동의보감》에선 굴을 모려육(牡蠣肉)이라고 해서 “먹으면 맛이 좋은데 몸에 아주 좋다. 또한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좋아지게 하는데 바다에서 나는 식료품 가운데서 가장 좋은 "이다.”라고 하여 피부에 대한 효능을 포함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철 밥상의 반가운 단골손님인 파래는 미역, 다시마, 톳, 파래, 김 등 여러가지 해조류 중 폴리페놀 함량이 제일 높아 항산화 효과가 가장 뛰어납니다. 넉넉한 철분과 함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C도 많이 들어 있어 빈혈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칼슘도 풍부해 골다공증도 예방해주지요. 산모들의 공공의 적 변비 예방에 최고인 식이섬유 또한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씻어 놓은 쌀을 들기름에 살짝 볶고, 다시마 우려낸 물 조금 넣고(없으면 맹물 넣어도 됨), 위에 무, 파래, 대추 얹고, 어느 정도 밥이 익을 때(뜸들일 때) 쯤, 굴을 살포시 얹어 줍니다.  파래, 굴, 무 등 재료들에 수분이 많으므로 밥물은 평소보다 적에 잡아야 질척거리지 않고 적당하게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맛나는 파래굴밥이 완성되었네요.^^



그릇에 옮겨 담고 양념장을 얹어 쓱쓱 비벼 먹습니다. 산모분들은 조금만 넣어주세요. 자~~ 한 입 하실래예?

* 양념장 - 부추, 맛간장, 고추가루, 매실액+레몬즙(조금,). 홍고추, 깨, 참기름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