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콩나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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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홍합콩나물밥입니다. ^^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고, 푸짐하고... 그리고 영양 또한 풍부합니다. 저 어려서 시골에 살 때외할머니께서 자주 해 주셨습니다. 살림이 어려워 제일 싼 재료를 이용해 여섯 식구 끼니를 잇곤 했었는데..... 그 중 단골메뉴가 바로 이 콩나물밥이었지요. 저에겐 소중한 소울푸드Soul Food입니다. 산후조리에 아주 좋은 홍합이 들어가서,미역국이 슬슬 지겨워지는 산모들에게 좋은 별식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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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콩나물을 비롯한 여러 재료들을 깨끗이 씻고 다듬어 준비합니다. 얼마 전 수삼 작업 할 때 남은 수삼잔뿌리들도 우정출연했요.콩나물밥이니....콩 얘기를 잠시 곁들입니다. ^^ 예로부터 콩의 주생산지이자 콩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이 바로 옛날 고구려 영토였던 만주지방과 한반도입니다.콩이 자라기에 가장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저 잡초투성이인 논두렁이에서도 무성하게 쑥쑥 잘 자라지요. 그래서 2차대전 종전 당시만 해도 전세계 콩의 70%가 한반도와 만주에서 생산될 정도였습니다. 18세기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만물문》 중 에서 "콩은 오곡의 하나인데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곡식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으로 주장을 삼는다면 콩의 힘이 가장 큰 것이다." 라고 하여 우리민족에 있어서 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전쟁 때 된장과 두부,콩나물 없이는 전쟁을 할 수 없다는 말도 있고, 우리 밥상에서 절반 이상이 콩으로 만든 음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콩은 한국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콩(大豆)은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5장을 보하고 중초(中焦)와 12경맥을 좋게 하고 중초를 고르게 하며 장위(腸胃)를 따뜻하게 한다.”고 하였고, 해독작용이 뛰어나 해독의 명방인 '감두탕(甘豆湯)'에서 감초와 함께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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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길러 만든 콩나물은 겨울철의 귀중한 비타민C와 엽산의 공급원인데요, 비타민C는 콩에는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으나 콩나물로 자라면서 약 16mg/100g 정도 자연 합성됩니다. 러일전쟁에서, 개전 초기의 절대적인 예상을 뒤엎고, 러시아 육군이 일본군에게 패한 원인 중 하나가 겨울철에 콩을 많이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을 만들어 먹을 줄을 몰라 비타민C 부족으로 생긴 괴혈병입니다. 개전 초기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던 만주에 위치한 뤼순(旅順; Arthur) 항구 요새는 일본 육군이 투입되어 철도와 도로가 완전히 봉쇄되고, 해로 역시 일본 해군에 의해 봉쇄당함으로 보급로가 차단된채 러시아 육군은 힘들게 저항할 수 밖에 없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겨울이라 비타민 C의 공급원인 채소와 과일을 구경하기가 어려웠지요. 그렇다보니 병사들 하나둘씩 괴혈병에 시달리게 되고 전투력은 급격히 떨어져 끝내 일본에 패하고 맙니다. 괴혈병은 콜라겐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C의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비타민 C는 우리 몸의 결합 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합성에 필수적인 역할을합니다. 따라서 괴혈병이 생기면 인체 전체 결합 조직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출혈, 전신 권태감, 피로,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며 피부건조, 피하출혈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되면 특히 압력을 받는 잇몸, 근육, 골막 등이 약해집니다. 한마디로 병사들이 기운을 쓰지 못하고 바닥에 널부러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로스뚜노프의 <러일전쟁사>에 보면 "(10월의) 제 3차 돌격이 시작될 당시 수비대의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육류가 완전히 소비되어 9월서부터 병사들에게 말고기가 지급되었지만 그조차도 일주일에 2회뿐이었는데, 식량준비를 위한 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었다."라고 하였고, 뤼순요새가 함략되기 직전에는  "조악한 급양으로 인해 병사들 중에서 티푸스, 괴혈병 및 야맹증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라고 하여 식량부족의 심각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고 나서 뤼순 항과 요새를 점령한 일본군들은 놀랬다고 합니다. 러시아군의 요새와 항구 창고에는 꽤 많은 양의 귀리, 보리, 콩이 있었고,그 곡물들로 스프 같은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면서 버텼던 것입니다.


콩으로 만든 스프는 단백질 공급에는 충분했을지 몰라도 비타민 C를 공급해 줄 순 없엇던 것이지요. 그래서 일본의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 장군이 빠가야로(馬鹿野郎;ばかやろう)라고 했다는 얘기도 전합니다. 유럽의 서양인들은 역사적으로 콩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콩을 싫어하니 당연히 콩나물은 본 적도 없지요. 유럽에서는 원한을 품고 죽은 영혼은 완전히 죽지 못하고 콩꽃에 붙어 산다고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여자가 코을 먹으면 그 악령을 잉태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합니다.그래서 마녀가 타고 다니는 빌자루는 콩대로 만들었으며 유령을 그릴 때 콩나물처럼 털 난 외다리와 콩나물 대가리로 그립니다.희랍의 피타고라스가 자객들에게 쫓겨 도망치는 데 콩밭을 가로지르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합니다.


콩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광기를 부러 일으킨다 하여 싫어했던 피타고라스는 콩밭을 가로지르느니 죽음을 선택,자객에게 목을 찔려 죽고 맙니다. 콩이 익어서 콩깍지가 벌어지는 모양을 지옥문이 열리는 것으로 여겼다지요. 만일 러시아군들이 그 콩으로 콩나물을 재배해서 먹었다면 괴혈병으로 병사들이 드러누울 일은 없었을 것이고,그로 인해 근대 역사도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Ref) http://news.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2003022770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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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할머니께서도 항상 부엌 한 켠에 검정색 천을 덮어 놓은 시루를 놓고 거의 1년 내내 콩나물을 기르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시자마자 부엌에 가셔서 시루 위 천을 걷고는 우물물 한 바가지를 부으셨지요. 틈틈이 시루에 물붓기는 반복됩니다. 물을 부으면 그 물은 시루 바닥 구멍을 통해 아래로 모조리 다 빠집니다. 그런데 희한稀罕하게 콩나물은 하루하루 쑥쑥 잘 자랍니다. 비료 한 줌, 퇴비 한 삽 주지않았는데... 맨날 찬 물만 부어주는데도, 그마저도 바로바로 빠지는데 말이지요. 어린 생각에도 참 신통방통했습니다 그 후로 세월이 지나 공부와 콩나물에 관한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반복학습의 중요성에 대란 얘기였는데...공부를 잘 하려면 처음엔 뭔 말인지 몰라도 자꾸 듣고,외우고 쓰라는 겁니다. 이해가 안되니 외워지지도 않는데, 그래도 10번, 20번....100번 계속 하다보면 어느 샌가 익숙해지면서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그 지식이 내 것이 된다는 것이지요, 콩나물시루에 물을 계속 붓다보면 그 물이 금방금방 아래로 새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조금씩 자라는 것 처럼요. ^^ 한학을 하셨던 옛 어른들의 공부방법이기도 하고요. 저희 아이들에게도 자주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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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홍합살을 물에 불립니다. 산후조리하는 산모들에게 만들어 줄 때는 건홍합살보다는 생홍합살을 쓰는 게 좋습니다. 건홍합살이 약간 단단할 수 있어서요.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개와 아름다운 여성과는 관련이 매우 깊은데요, 서양의 대표미인인 '비너스'는 커다란 조개에서 태어났음을 보티첼리의 유명한 그림인 '비너스의 탄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중국의《수신기搜神記》에 나오는 미녀인 백수소녀白水素女 역시 큰 조개 속에서 태어났고, 나중미부螺中美婦라 불리는우리 한국 설화 속의 조개아씨, 고동아씨나 우렁각시 등도 조개류에서 태어나고 있습니다.이처럼 여성과 아주 관련이 깊은 조개 중에서도 제일 밀접한 그것이 바로 홍합입니다.오죽 관련이 깊으면 이시진의 <<본초강목>> 에서는 홍합을 "동해부인"이라고 불렀는데요. 이는 동해에서 많이 나는 부인에게 아주 좋은 조개라는 뜻입니다.

홍합은 <<동의보감>> 에서 담채淡菜라고 하여 "홍합을 섭조개라고도 한다. 성질이 따뜻하고溫] 맛이 달며[甘독이 없다. 5장을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든든하게 하며 음경이 일어서게 하고 허손되어 여위는 것과 몸 푼 뒤에 피가 뭉쳐서 배가 아픈 것, 징가, 붕루, 대하 등을 치료한다. 바다에서 나는데 한쪽이 뾰족하고 가운데 잔털이 있다. 일명 각채각채殼菜 또는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한다. 생김새는 아름답지 못하나 사람에게 매우 좋은데 삶아서 먹으면 좋다. 아무때나 잡아서 써도 좋다.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 맛이 짜지만 이것만은 맛이 슴슴하기 때문에 담체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홍합紅蛤이라고 한다."고 하여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신미唐愼微의 《증류본초證類本草》에도 보면 “ 홍합은 허로손虛勞損을 보하고 출산 후의 혈결血結과 복내냉통腹內冷痛을 다스리며 징가癥痂와 요통을 치료하고 모발을 윤택하게 하며 붕중대하를 치료한다. 불에 익혀 배부르도록 한 번에 먹는다."라고 하여 몸과 마음이 허약하고 피로한 증상인 허로손을 치료하고 배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며 종양과 요통을 치료하며 모발을 윤택하게 하고 부정기 출혈이나 냉대하 등 부인질환에 매우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1460년에 세조의 명에 의해 어의 전순의 全循義가 쓴 우리나라 최초의 식이서인 《식료찬요食療纂要》에서도 이러한 홍합의 효능에 전적으로 동의하여 각종 부인과 질환엔 거의 빠뜨리지 않고 홍합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홍합에는 암수가 있는데요, 살의 색을 보고 구분합니다. 암컷은 적황색(붉은색)울 띠고 수컷은 유백색(흰색)을 띠고 있습니다. 보통 암컷이 더 맛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객관적인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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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솥에 재료들을 잘 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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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에 따라 여러가지 재료들을 넣고 양념장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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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들이 숨이 잘 죽은 걸 보니...밥이 다 됐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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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에 맞게 양념장을 얹어 잘 비벼서 먹습니다.

산모들은 짜게 먹으면 안되니 양념장을 조금만 넣어주세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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