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전복죽



오늘은 빈혈이 심하고 기력이 부족한 산모들의 깔깔한 아침 입맛을 달래주 맛난 죽순전복죽을 만들어 봅니다.


<동의보감> 신형身形편에 보면 죽에 대해 "白粥凡晨起食粥利膈養胃生津液令一日淸爽所補不小 ○ 새벽에 일어나서 죽을 먹으면 가슴이 시원하고 위를 보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고 하루종일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라고 하였고, 조선 헌종 때 서유구가 펴낸 농업 백과전서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서는, 북송(北宋)의 문학가로써 소동파(蘇東坡)의 제자들 중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의 한 사람인 장래張來(1046-1106)의 <죽기粥記>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胃가 허虛한데 곡기穀氣가 일어나서 보補의 효과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또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위장胃腸에 좋다. 이것은 음식의 최모결最妙訣이다.”라고 하여 죽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許筠)의 시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큰전복[大鰒魚]은 제주에서 나는 것이 가장 크다. 맛은 작은 것보다는 못하지만 중국 사람들이 매우 귀히 여긴다."라고 한 것처럼 전복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생산되지만 우리나라 제주의 것을 제일로 쳐 왔습니다. 그만큼 귀하다보니 탐관오리들의 수탈로 인해 백성들의 삶이 매우 피폐했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 세조 6년 경진(1460,천순 4) 12월29일(신축)에 보면 “중추원 사(中樞院使) 기건(奇虔)이 졸(卒)하였다. 일찍이 연안(延安) 군수가 되었는데, 군민(郡民)들이 붕어[鯽魚]를 바치는 것 때문에 그물질하여 잡기에 피곤해 하니 3년 동안 먹지 않고 또 술도 마시지 않았다. 부로들이 탄식하기를, '이제서야 우리 백성을 위하여 마시지 않은 것을 알겠다.'하였다. 또 제주(濟州)를 안무(安撫)하는데, 백성들이 전복[鰒魚]을 바치는 것을 괴롭게 여기니, 역시 3년 동안 전복을 먹지 않았다. 두어 도의 관찰사(觀察使)와 대사헌(大司憲)을 역임(歷任)하였는데, 이르는 곳마다 명성이 있었다."라고 하여 보기 드문 청렴한 한 관리의 행적을 칭송하고 있을 정도 입니다. 양식이 발달해서 많이 대중화 된 지금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얘기가 아닐 수 없지요.


환자의 기력을 보해주는 보양식의 대명사인 전복은 조개류 가운데 가장 맛이 좋고 귀해서 '조개류의 황제' 로 불립니다.


예로부터 귀하디 귀하게 대접받아 왔는데요. <조선왕조실록> 문종 2년 임신(1452, 경태 3) 5월14일(병오)에 보면 "시선(侍膳)하고 문안(問安)하기를 날로 더욱 신중히 하여, 세종(世宗)께서 일찍이 몸이 편하지 못하므로 임금이 친히 복어(鰒魚=全鰒)를 베어서 올리니 세종이 맛보게 되었으므로 임금이 기뻐하여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였다."라고 하여, 세자 시절의 문종이 오랜 소갈증(당뇨병)에 시달려 몸의 진액이 부족해진 세종을 위해 직접 진액 보충의 효능이 뛰어난 전복(全鰒)을 잘라서 드시게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전복은 소갈 뿐만 아니라 과다한 열로 인해 진액이 부족해진 상태인 아토피 피부염에도 도움을 줍니다.


<동의보감>에선 석결명(石決明)이라 하여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 라고 하였고, <본초강목>에서는 "석결명은 구공라九孔螺라고도 하고 천리광千里光이라고도 한다. 석결명과 천리광은 그 효능을 보고 붙인 이름이고, 구공라는 그 형태를 보고 붙인 이름이다."라고 하여, 몸을 보하는데 있어 특히 시력회복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평소 시력이 약하고 피부질환이 있는 산모가 섭취하면 제일 좋겠지요?


죽순(竹筍)은 섬유질과 철분이 풍부하여 일본에서 빈혈과 변비로 고생하는 산모들을 위한 산후음식의 재료로 많이 이용됩니다. 아삭아삭한 질감과 특유의 맛은 뭐 말할 것도 없지요.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차고[寒]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소갈을 멎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번열(煩熱)을 없애고 기를 돕는다. 담을 삭히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위기(胃氣)를 고르게 한다. 죽순을 따서 쪄 먹거나 삶아 먹는다."라고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 죽순의 성질이 약간 차가우므로 소화력이 많이 떨어지는 산모들에게는 자주 권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재료 : 찹쌀 150g, 맵쌀 50g, 닭육수 10컵, 전복 5마리, 죽순 3쪽, 잣 반 줌, 생강 약간, 간장 2큰술, 견과유, 흑임자


전복은 솔로 깨끗이 씻은 다음 숟가락을 이용해 전복살과 내장을 따로 분리해두고, 앞쪽의 전복이빨은 제거해 줍니다.



죽순은 쌀뜨물에 데쳐서 잘게 썰어, 간장, 생강, 흑임자 넣고 젖양을 늘려주는 고소한 견과유에 볶아줍니다.


 

솥에 견과유를 두르고 전복 내장을 볶아줍니다.



다진 전복 살도 같이 볶아줍니다.



잘 불린 쌀도 같이 볶아줍니다.


 

쌀이 투명해질 때쯤....



닭육수를 조금씩 부어가며 잘 저어줍니다.


약불에서 눌러 붙지않게 중간중간 잘 저어주고, 변비에 도움을 주고 젖양을 늘게 해주는 잣도 같이 넣어 뭉근하게 끓입니다.


 

죽이 어느 정도 퍼졌으면 자염으로 약간만 간하고, 그릇에 보기좋게 담습니다.


완성된 죽에 미리 볶아 놓은 죽순을 올려 맛있게 호호~~ 불어가며 먹습니다.^^


Tip) 매번 끓일려면 번거로우니 한 번에 많이 끓여서 식힌 후 한 번 먹을 양정도씩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가 아침으로 간식으로 하나씩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