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젖양이 부족한 산모들의 깔깔한 아침 입맛을 달래주고 산후풍을 예방해 줄 맛난 옥돔방풍죽을 만들어 봅니다. <동의보감> 신형身形편에 보면 죽에 대해 "白粥凡晨起食粥利膈養胃生津液令一日淸爽所補不小 ○ 새벽에 일어나서 죽을 먹으면 가슴이 시원하고 위를 보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고 하루종일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라고 하였고, 조선 헌종 때 서유구가 펴낸 농업 백과전서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서는, 북송(北宋)의 문학가로써 소동파(蘇東坡)의 제자들 중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의 한 사람인 장래張來(1046-1106)의 <죽기粥記>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胃가 허虛한데 곡기穀氣가 일어나서 보補의 효과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또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위장胃腸에 좋다. 이것은 음식의 최모결最妙訣이다.”라고 하여 죽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복날엔 보신 음식을 먹는 “복달임”을 해 왔는데,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더위에 지쳐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주식시의酒食是儀>에 보면, “부인의 허로증(虛勞症)에는 한 자 길이 정도 되는 잉어를 큰 칼로 배를 가르고 등 부분을 타고 피를 모두 씻어 독한 술을 거르지 말고 발라 다시 합해 가마에 넣고 물을 부어 무르익게 고아 먹기도 하고 그 국에 죽을 쑤어 먹으면 희한하다. 또 잔 도미를 그처럼 해서 먹어도 좋고 죽을 사람도 회생한다. 남자도 심신이 피곤하고 쇠약한 사람이 먹으면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최근엔 구하기 힘든 잉어보단 도미를 이용해 어죽을 쑤어 먹거나 미역국에 넣어 끓여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도미를 鯛たい라고 하는데, 약선요리 분야에서는 “鯛は胃腸を整え、『腎』を元気にしてくれる食材。母乳不足にもよいようです。도미는 소화를 돕고, 신장의 원기를 돋구어 주며, 모유량을 늘려주는 데도 효험이 있다.”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산후에 죽이나 찜, 구이 등의 방법으로 즐겨 먹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도미를 일본과 같이 조어鯛魚라 하고,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들의 모유생산에 도움을 준다하여 중요한 산후음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미 종류 중에서도 그 으뜸은 우리의 옥돔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 연안과 일본 근해에서만 잡힌다는 옥돔은 제주에서는 바닷고기 가운데서도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어종으로, 제주에서는 주로 '생선' 또는 '솔라니'라고 불리며, 타지방과는 달리'생선'하면 옥돔만을 지칭 할 정도로 그 맛과 질이 뛰어납니다.
제주의 한 음식점에서 주문한 옥돔미역국 백반입니다. 제주에선 성게미역국과 함께 산후에 옥돔미역국을 산모보양식으로 즐겨먹어왔지요.
옥돔 한마리가 통째 들어가 있습니다.
젖 빛의 뽀얀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옥돔과 함께 공동주연에 캐스팅된 방풍(防風)입니다. 말 그대로 풍風을 막아주는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지요. 산후풍産後風도 여러가지 풍으로 인한 병 중 하나이니 산후조리기간에 즐겨 먹어야할 좋은 식재료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방풍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이 달고[甘] 매우며[辛] 독이 없다.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5장을 좋게 하고 맥풍(脈風)을 몰아내며 어지럼증, 통풍(痛風), 눈에 피지고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식은 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킨다."라고 그 약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방풍 얘기를 하다보면 조선 최고의 미식가였던,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선생께서 어릴 적 즐겨 드셨다는 방풍죽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총 26권 12책으로 구성된 선생의 저서 《성소부부고(惺所覆覆藁)》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음식들에 대한 평을 담은 "푸줏간 문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 라는 뜻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음식이 바로 방풍죽입니다.
원문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나의 외가는 강릉이다. 그곳에는 방풍이 많이 난다. 2월이면 그곳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에 이슬을 맞으며 처음 돋아난 싹을 딴다. 곱게 찧은 쌀로 죽을 끓이는데, 반쯤 익었을 때 방풍 싹을 넣는다. 다 끓으면 찬 사기 그릇에 담아 뜨뜻할 때 먹는데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3일 동안은 가시지 않는다. 세속에서는 참으로 상품의 진미이다. 나는 뒤에 요산遼山에 있을 때 시험삼아 한 번 끓여 먹어 보았더니 강릉에서 먹던 맛과는 어림도 없었다."
실제로 방풍을 넣고 죽을 끓여 먹어보면, 3일은 아니더라도 꽤 오랫동안 입안에 머무는 방풍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옥돔을 씻어 다시마, 물(1.5L), 생강을 넣고 끓입니다. 10분정도 끓이다가 도미만 꺼내 살만 따로 발라 놓고, 다시 대가리와 뼈를 넣고 30분정도 푹 끓여줍니다. 대가리와 뼈에 맛난 성분들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육수가 다 우러나면 고운 체에 걸려 깨끗하게 내려 놓습니다.
잘 불린 쌀은 체에 물기를 뺀 후, 들기름을 넣고 볶아줍니다.
쌀이 투명해질 때쯤 옥돔육수를 2컵 정도 붓고 잘 저어줍니다. 이후 육수를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1컵씩 부어가며 약불에서 눌러 붙지않게 저으면서 끓이는 게 좋습니다.
어느 정도 쌀이 퍼지면 미리 발라 놓은 옥돔살을 넣고 5분 정도 저어줍니다.
산후풍을 막아주는 방풍과 젖양을 늘려주는 잣을 넣고 뭉근하게 저어주며 끓이다가, 저염으로 약하게 간을 맞춥니다.
완성된 죽을 그릇에 보기좋게 담은 후 호호 불어가며 맛나게 먹습니다.
매번 끓일려면 번거로우니 한 번에 많이 끓여서 식힌 후 한 번 먹을 양정도씩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가 아침으로 간식으로 하나씩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
오늘은 젖양이 부족한 산모들의 깔깔한 아침 입맛을 달래주고 산후풍을 예방해 줄 맛난 옥돔방풍죽을 만들어 봅니다. <동의보감> 신형身形편에 보면 죽에 대해 "白粥凡晨起食粥利膈養胃生津液令一日淸爽所補不小 ○ 새벽에 일어나서 죽을 먹으면 가슴이 시원하고 위를 보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고 하루종일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라고 하였고, 조선 헌종 때 서유구가 펴낸 농업 백과전서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서는, 북송(北宋)의 문학가로써 소동파(蘇東坡)의 제자들 중 소문사학사(蘇門四學士)의 한 사람인 장래張來(1046-1106)의 <죽기粥記>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胃가 허虛한데 곡기穀氣가 일어나서 보補의 효과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또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위장胃腸에 좋다. 이것은 음식의 최모결最妙訣이다.”라고 하여 죽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복날엔 보신 음식을 먹는 “복달임”을 해 왔는데,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더위에 지쳐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주식시의酒食是儀>에 보면, “부인의 허로증(虛勞症)에는 한 자 길이 정도 되는 잉어를 큰 칼로 배를 가르고 등 부분을 타고 피를 모두 씻어 독한 술을 거르지 말고 발라 다시 합해 가마에 넣고 물을 부어 무르익게 고아 먹기도 하고 그 국에 죽을 쑤어 먹으면 희한하다. 또 잔 도미를 그처럼 해서 먹어도 좋고 죽을 사람도 회생한다. 남자도 심신이 피곤하고 쇠약한 사람이 먹으면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최근엔 구하기 힘든 잉어보단 도미를 이용해 어죽을 쑤어 먹거나 미역국에 넣어 끓여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도미를 鯛たい라고 하는데, 약선요리 분야에서는 “鯛は胃腸を整え、『腎』を元気にしてくれる食材。母乳不足にもよいようです。도미는 소화를 돕고, 신장의 원기를 돋구어 주며, 모유량을 늘려주는 데도 효험이 있다.”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산후에 죽이나 찜, 구이 등의 방법으로 즐겨 먹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도미를 일본과 같이 조어鯛魚라 하고,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들의 모유생산에 도움을 준다하여 중요한 산후음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미 종류 중에서도 그 으뜸은 우리의 옥돔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 연안과 일본 근해에서만 잡힌다는 옥돔은 제주에서는 바닷고기 가운데서도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어종으로, 제주에서는 주로 '생선' 또는 '솔라니'라고 불리며, 타지방과는 달리'생선'하면 옥돔만을 지칭 할 정도로 그 맛과 질이 뛰어납니다.
제주의 한 음식점에서 주문한 옥돔미역국 백반입니다. 제주에선 성게미역국과 함께 산후에 옥돔미역국을 산모보양식으로 즐겨먹어왔지요.
옥돔 한마리가 통째 들어가 있습니다.
젖 빛의 뽀얀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옥돔과 함께 공동주연에 캐스팅된 방풍(防風)입니다. 말 그대로 풍風을 막아주는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지요. 산후풍産後風도 여러가지 풍으로 인한 병 중 하나이니 산후조리기간에 즐겨 먹어야할 좋은 식재료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방풍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이 달고[甘] 매우며[辛] 독이 없다.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5장을 좋게 하고 맥풍(脈風)을 몰아내며 어지럼증, 통풍(痛風), 눈에 피지고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식은 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킨다."라고 그 약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방풍 얘기를 하다보면 조선 최고의 미식가였던,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선생께서 어릴 적 즐겨 드셨다는 방풍죽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총 26권 12책으로 구성된 선생의 저서 《성소부부고(惺所覆覆藁)》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음식들에 대한 평을 담은 "푸줏간 문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 라는 뜻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음식이 바로 방풍죽입니다.
원문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나의 외가는 강릉이다. 그곳에는 방풍이 많이 난다. 2월이면 그곳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에 이슬을 맞으며 처음 돋아난 싹을 딴다. 곱게 찧은 쌀로 죽을 끓이는데, 반쯤 익었을 때 방풍 싹을 넣는다. 다 끓으면 찬 사기 그릇에 담아 뜨뜻할 때 먹는데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3일 동안은 가시지 않는다. 세속에서는 참으로 상품의 진미이다. 나는 뒤에 요산遼山에 있을 때 시험삼아 한 번 끓여 먹어 보았더니 강릉에서 먹던 맛과는 어림도 없었다."
실제로 방풍을 넣고 죽을 끓여 먹어보면, 3일은 아니더라도 꽤 오랫동안 입안에 머무는 방풍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옥돔을 씻어 다시마, 물(1.5L), 생강을 넣고 끓입니다. 10분정도 끓이다가 도미만 꺼내 살만 따로 발라 놓고, 다시 대가리와 뼈를 넣고 30분정도 푹 끓여줍니다. 대가리와 뼈에 맛난 성분들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육수가 다 우러나면 고운 체에 걸려 깨끗하게 내려 놓습니다.
잘 불린 쌀은 체에 물기를 뺀 후, 들기름을 넣고 볶아줍니다.
쌀이 투명해질 때쯤 옥돔육수를 2컵 정도 붓고 잘 저어줍니다. 이후 육수를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1컵씩 부어가며 약불에서 눌러 붙지않게 저으면서 끓이는 게 좋습니다.
어느 정도 쌀이 퍼지면 미리 발라 놓은 옥돔살을 넣고 5분 정도 저어줍니다.
산후풍을 막아주는 방풍과 젖양을 늘려주는 잣을 넣고 뭉근하게 저어주며 끓이다가, 저염으로 약하게 간을 맞춥니다.
완성된 죽을 그릇에 보기좋게 담은 후 호호 불어가며 맛나게 먹습니다.
매번 끓일려면 번거로우니 한 번에 많이 끓여서 식힌 후 한 번 먹을 양정도씩 작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가 아침으로 간식으로 하나씩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