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메시



오늘 메뉴는 네코메시ねこめし(猫飯)입니다. 일본드라마 <심야식당> 2화에서 "가츠오부시, 아루?"라고 물으며 식당문을 열고 들어온 가수 지망생 미유키에게 마스터는 자기도 고양이밥을 좋아한다며 잠시 기다리면 갓 지은 밥으로 해주겠다고 하고선, 대패에 가츠오부시를 슥슥 밀어 따끈한 밥에 올려 간장을 살짝 뿌려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바로 그 고양이밥이 네코메시입니다.

다음의 어학사전에는 "고양이에게 주는 밥과 같이, 된장국을 말아주거나 가다랑어포를 위에 뿌리거나 한 밥."이라고 설명되어 있네요.


가츠오부시는 일본에서도 산모들의 귀한 보양식이었지만, 놀랍게도...조선시대 궁중에서도 출산한 왕비나 후궁들의 보양식으로 귀하게 쓰였습니다. 고종의 비 명성왕후 여흥 민씨의 출산사례를 기초로 하여 작성된 <산실청총규>에 보면“강고도어姜古刀魚 30개箇를 즉시 진상한다.”고 하는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조선에 새로운 국왕이 즉위할 때마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건너오는 일본 사신이 예조참의에게 가져오는 예물 속에 가츠오부시가 항상 들어있었는데, 이를 사용한 것이지요.

이 강고도어에 대해 조선총독부에서 1920년에 발간한 <조선어사전> 27쪽에 보면 강고도리(강고도어)를 “견절鰹節”이라 하였고, "책만 보는 바보-간서치看書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 선생은 그의 책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鰹魚。圓肥。頭大嘴尖。無鱗。蒼黑色。俗名加豆乎。鰹節者。乾鰹肉。如松節。爲日本日用之佳肴。견어(鰹魚 가다랭이)는 둥글고 기름지며 머리가 크고 주둥이가 뾰족하며 비늘이 없고 검푸른 색인데, 속칭 가두호(加豆乎 가쓰오)라 한다. 견절(鰹節)이라는 것은 견어 고기를 관솔처럼 쪼개 말린 것인데, 일본에서 일용하는 좋은 반찬이다.”라고 하여 견절이 가쓰오부시를 지칭하며 우리나라에서 음차로 가두호(加豆乎)라고 부른다는 것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덕무 선생의 손자이자 저명한 실학자인 이규경李圭景(1788∼1863)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중 [鰹節酒盜辨證說]에 보면 “鰹節。東俗呼乾古道魚。其狀如牛角。馬島酋貢獻禮曹物單有鰹節。則倭以此物可得充貨也。作屑同海帶【俗名甘藿】爲羹。可補産婦。견절은 우리나라에서는 乾古道魚라고 부른다. 그 모양은 마치 소뿔처럼 생겼는데 대마도주가 예조에 바치는 물목에 견절이 들어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이 물건으로 재화로 바꾸어 충당하였던 듯하다. 가루가 나도록 얇게 썰어 해대(미역, 감곽이라고도 한다)과 같이 국을 끓이면 임산부의 기혈을 보충한다.”라고 하여 견절鰹節이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乾古道魚이며 곧 요즘의 가쓰오부시かつおぶし이며 미역국에 넣어서 끓이면 산모의 기혈을 보하는 좋은 음식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야식당> 분위기를 최대한 내기 위해 시중에 흔히 파는 깎아 놓은 가츠오부시 대신 직접 깎은, 신선한 가츠오부시를 사용하기 위해 일본 라쿠텐에서 대패가 같이 포함되어 있는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미리 갈아 놓은 후추와 통후추를 요리할 때 바로 갈아서 사용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듯,,,향이 나는 식재료는 뭐든지 금방 손질해서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지요.



오동나무 대패 뚜껑을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대패 부분을 뒤집으면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일반적인 대패 모습이고요, 그 아래 깎인 가츠오부시가 담길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랍식으로 된 제품도 있고요, 고급제품은 대패만 1만엔 이상하더군요. ㄷㄷㄷ



암수 가다랑어 한 쌍을 찌고, 훈제하고, 말리고, 푸른 곰팡이를 여러 번 입혀 발효과정을 거친 가츠오부시 중에서도 최상품인 혼카레부시(本枯れ節)입니다. 곰팡이를 입히는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라부시(荒節)라고 하지요.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곰팡이들이 잘 보입니다.



포장 박스 안에 깎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서가 들어 있습니다. 꼬리 부분이 위로 가게 해서 깎아야 합니다. 반대로 하면 가루가 되어버리지요.

한편 방사능 문제로 가츠오부시에 대해 걱정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우리나라의 대형 가츠오부시 가공업체인 태*식품 윤*섭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가츠오부시의 주재료인 가다랑어는 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인도양에서 거의 잡아서 현지가공을 한다고 합니다. 일본 현지에 비해 인건비가 아주 저렴해서지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중국이나 베트남에 공장 세우는 이유와 같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깎고 포장하는 국내제조제품의 경우 거의 100% 인도네시아산입니다. 흔히들 많이 사용하시는, 가츠오부시로 만드는 참치액 뒷면 원산지 표기를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지요.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일본 앞바다의 쿠로시오해류는 북태평양을 거쳐 미국 서부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태평양이나 (가다랑어가 주로 사는) 인도양의 바닷물과 섞일 수 없습니다.(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0290971)



<심야식당> 마스터 아자씨처럼,,,슥삭슥삭 밀어봅니다. 은은한 향이 벌써 방안을 가득 채우네요.



깎아낸 모습입니다.



처음 하나보니 좀 두껍네요. 꽃잎처럼 얇고 하늘하늘한 하나가츠오花かつお를 만들려면 내공을 한참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산모들의 영원한 친구,,,홍합을 삶아 육수를 내어 밥을 짓습니다.



홍합 육수에도 기본적으로 간이 살짝 되어 있으므로 간장을 살짝만 뿌려줍니다. 산모들은 짜게 먹으면 안되니까요.

 


반복되는 미역국에 지친, 기력이 많이 딸리는 산모들에게 가끔 한 번씩 고양이밥 만들어 드리는 것도 좋겠지요?


cf) 사용장비 : Pentax K-5,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