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잎 한입 쌈밥



요즘 시장에 우리 민족의 오랜 소울푸드인 호박잎이 한창 나옵니다. 저도 어릴 적 질리도록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상추쌈과 더불어 쌈 계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지요.


일반인들의 건강에도 물론 좋지만, 특히 산모들에게 아주 좋은 식재료입니다. 향긋한 내음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은 방전된 산모들의 입맛을 초고속충전시켜주고, 품고 있는 넉넉한 식이섬유들은 산모들의 영원한 숙적 변비를 한 방에 물리쳐줄 것입니다. 게다가 쌈에 같이 들어가는 신이경 실장표 특제 된장 양념과의 콜레버레이션은 정말이지 신의 한 수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재료 : 호박잎 20장, 된장 4큰술, 참치통조림 1캔, 들기름  1스푼, 조청 1스푼, 죽순 반 쪽, 두부 1/2, 표고버섯 3개, 목이버섯 반 줌,


애호박 1/2, 홍고추 1개, 양파 1/2, 잣 땅콩 반 줌, 밥 1공기.


여기서 잠깐, 참치통조림에 들어 있는 살은 참치(다랑어)의 살이 아니고 고등어보다 약간 더 큰 가다랑어(鰹)의 살입니다. 일식에서 빠질 수 없는 가츠오부시(かつおぶし, 견절, 鰹節) 역시 가다랑어의 살을 가공해 만드는 것이지요.


가츠오부시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산모들의 귀한 보양식으로 쓰여 왔습니다. 실학자 이규경李圭景(17881863) 선생께서<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鰹節酒盜辨證說]에 보면 鰹節。東俗呼乾古道魚。其狀如牛角。馬島酋貢獻禮曹物單有鰹節。則倭以此物可得充貨也。作屑同海帶【俗名甘藿】爲羹。可補産婦。견절은 우리나라에서는 乾古道魚라고 부른다그 모양은 마치 소뿔처럼 생겼는데 대마도주가 예조에 바치는 물목에 견절이 들어있었다그렇다면 일본은 이 물건으로 재화로 바꾸어 충당하였던 듯하다가루가 나도록 얇게 썰어 해대(미역감곽이라고도 한다)과 같이 국을 끓이면 임산부의 기혈을 보충한다.”라고 하여 견절鰹節이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乾古道魚이며 곧 요즘의 가쓰오부시かつおぶし이며 미역국에 넣어서 끓이면 산모의 기혈을 보하는 좋은 음식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츠오부시나 참치캔에 들어 있는 살이나 그 근본은 동일하니,,, 가다랑어 살 산후조리 기간에 즐겨 드시기 바랍니다.



모든 재료들은 잘게 썰어두고, 잣 땅콩도 잘게 부숴서 준비해 둡니다.



호박잎은 뒷쪽 줄기 껍질을 벗긴 후,  찜기에 5분간 쪄줍니다.



뚝배기 혹은 냄비에 된장, 조청, 들기름을 넣고 ...



타지 않게 살짝 볶아 줍니다.



볶아주다가 산모의 기력을 올려주는 가다랑어(가츠오)살도 넣고... 



젖양을 늘려주는 잣과 땅콩도 넣어 같이 볶아주고...



마지막에 썰어둔 야채들을 넣고...



잘 섞어준 다음 뚜겅을 닫고 2분간 약불로서 가열합니다. 중간에 재료들이 타지 않게 한 번씩 저어주고 불을 꺼줍니다.



신이경 실장표 특제 된장 양념이 완성되었네요. 맛나게 생겼지요? 짜지 않아 듬뿍 먹어도 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쌈을 싸 봅니다. 줄기가 약간 길지요? 쌈을 다 싼 후 풀어지지 않게 묶어주는 용도로 사용할 거라 줄기를 좀 길게 남겨둡니다.



잘 쪄둔 호박잎에 밥 한 술 넣고, 된장 양념을 올려 줍니다.



양 옆을 잘 오무려 싸줍니다.



마무리로 잎에 매달린 줄기를 이용해 묶어줍니다.



완성된 쌈을 그릇에 담아 하나씩 집어 맛있게 먹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II,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