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푀유나베



오늘은 밀푀유 나베를 만들어봅니다. 말이 좀 어렵지요? 밀푀유(Mille-feuille)는 '천 겹의 잎사귀 a thousand leaves'를 뜻하는 프랑스 말로, 보통 여러 겹을 겹쳐 만든 패스트리(pastry)를 지칭하지요. 어떤 레시피에는 2,048겹짜리도 있다고 하네요. 'Napoleon'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나베なべ(鍋)는 일본에서 냄비에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들을 넣어서 끓이는 요리를 말하고요.


그러므로 밀푀유나베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천 겹 냄비 요리' 정도 되겠네요.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 종류를 층층이 쌓아서 끓여내는 밀푀유 나베는 맛도 좋고, 모양도 예뻐서 눈으로 그 아름다움을 맛보고 입으로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일본 특유의 미적감각을 자랑하는 일종의 퓨젼요리라 하겠습니다. 또한 만들기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더욱 좋지요.


이러한 밀푀유나베에 산모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철 식재료들을 듬뿍 넣어 맛나게 끓여보겠습니다.^^



배추는 한의학에서 숭채(菘菜)라고 하는데요, <동의보감>에서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독이 없다음식을 소화시키고 기를 내리며 장위를 잘 통하게 한다.”라고 하여 소화기가 약한 산모들에게 잘 어울리는 채소입니다.


시장에 요즘 방풍(防風)이 많이 나옵니다. 방풍은 말 그대로 풍(風)을 막아주는(防)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지요. 산후풍(産後風)도 여러가지 풍으로 인한 병 중 하나이니 산후조리기간에 즐겨 먹어야할 좋은 식재료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방풍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이 달고[甘] 매우며[辛] 독이 없다.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5장을 좋게 하고 맥풍(脈風)을 몰아내며 어지럼증, 통풍(痛風), 눈에 피지고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식은 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킨다."라고 그 약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으로 산모들의 입맛을 돋구어 주는 곰취도 요즘이 제철이지요. 풍부한 식이섬유와 칼슘은 보너스입니다.


같이 들어가는 전복과 연어에 포함된 풍부한 칼슘을 잘 흡수하게 도와주는 비타민 D의 제왕 목이버섯도 캐스팅 되었습니다. 목이(木耳)는 <동의보감>에서 "성질이 차고[寒](평(平)하다고도 한다)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5장을 좋아지게 하고 장위에 독기가 몰린 것을 헤치며 혈열을 내리고 이질과 하혈하는 것을 멎게 하며 기를 보하고 몸이 가벼워지게 한다."라고 하여 산모에게 잘 어울리는 식재료입니다. 



재료 : 알배추 1통, 곰취 한 줌, 방풍 한 줌, 연어, 목이버섯 한 줌, 라면용 전복 5개, 멸치+다시마+가츠오부시 육수 500cc

잣 겨자소스 : 잣 반 줌, 겨자 1스푼, 간장 1스푼, 레몬즙 1스푼, 생수 1스푼, 조청 1스푼

각각의 재료들은 깨끗히 손질해 놓고, 연어는 냉동실에 살짝 얼린 다음 슬라이스 해 놓습니다(슬라이스 된 훈제연어 사용해도 됨).


일반적인 밀푀유 나베에는 샤브샤브용으로 얇게 저민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산모들의 허약한 위장기능을 고려하고, 산후우울증 예방을 위해 연어를 씁니다.



배추-곰취-연어-방풍-목이버섯-다시 배추 순으로 층층이 쌓아 올립니다. 육수에 사용하고 건진 다시마도 버리지 않고 같이 깔아줍니다. 식이섬유의 보고를 버리면 아까우니까요.



쌓아 올린 재료들을 한 손으로 잘 잡고 3등분 해서 썰어줍니다. 



철분의 화수분인 무쇠냄비에 전복을 먼저 넣어 바닥에 깔고, 잘라 둔 재료들을 빙 돌려가며 담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육수를 붓고....



뚜껑을 닫고 끓여 줍니다.



끓고 있는 동안 잣 겨자소스를 준비합니다. 젖양을 늘려주는 잣을 먼저 절구에 찧어주고,,,



찧은 잣에 앞에서 말한 소스  재료들을 섞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보글보글 잘 끓고 있군요.^^



육수 뽑을 때 사용한 가츠오부시를 그대로 건져 올려 따로 팬에 볶아 줍니다. 고명으로 사용하려고요.



볶은 가츠오부시를 고명으로 올린 후 완성 된 밀푀유나베를 소스에 찍어 맛나게 냠냠 먹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II,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