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돔톳 파에야




오늘은 산모의 기력을 돋구어 주는 옥돔과, 변비를 뻥 뚫어주고 칼슘을 비롯한 여러가지 미네랄들을 듬뿍 품고 있는 톳을 이용해 맛난 파에야를 만들어봅니다.


파에야(Paella)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대표음식입니다. 여러 가지 야채, 육류, 해산물을 곁들인 맛난 밥이지요. 파에야 특유의 노란색 밥알은 샤프란에서 유래한 것인데요, 샤프란이 매우 고가이므로 현지에서도 강황 등 비슷한 색을 가진 향신료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강황은 예로부터 젖을 잘 나오게 하는 최유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므로 이번 요리에서도 강황이 주재료인 카레가루를 사용합니다.



며칠 전 제주에서 올라 온 옥돔입니다.^^

예로부터 복날엔 보신 음식을 먹는 “복달임”을 해 왔는데,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더위에 지쳐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주식시의酒食是儀》에 보면, “부인의 허로증(虛勞症)에는 한 자 길이 정도 되는 잉어를 큰 칼로 배를 가르고 등 부분을 타고 피를 모두 씻어 독한 술을 거르지 말고 발라 다시 합해 가마에 넣고 물을 부어 무르익게 고아 먹기도 하고 그 국에 죽을 쑤어 먹으면 희한하다. 또 잔 도미를 그처럼 해서 먹어도 좋고 죽을 사람도 회생한다. 남자도 심신이 피곤하고 쇠약한 사람이 먹으면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최근엔 구하기 힘든 잉어보단 도미를 이용해 어죽을 쑤어 먹거나 미역국에 넣어 끓여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도미를 鯛たい라고 하는데, 약선요리 분야에서는 “鯛は胃腸を整え、『腎』を元気にしてくれる食材。母乳不足にもよいようです。도미는 소화를 돕고, 신장의 원기를 돋구어 주며, 모유량을 늘려주는 데도 효험이 있다.”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산후에 죽이나 찜, 구이 등의 방법으로 즐겨 먹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도미를 일본과 같이 조어鯛魚라 하고,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들의 모유생산에 도움을 준다하여 중요한 산후음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미 종류 중에서도 그 으뜸은 우리의 옥돔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 연안과 일본 근해에서만 잡힌다는 옥돔은 제주에서는 바닷고기 가운데서도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어종으로, 제주에서는 주로 '생선' 또는 '솔라니'라고 불리며, 타지방과는 달리 '생선'하면 옥돔만을 지칭 할 정도로 그 맛과 질이 뛰어납니다.



바다에서 금방 건져 올린.....은 아니고 시장에서 사 와서 물에 한 번 씻은 싱싱한 톳입니다. 꼭 챔지름 발라 놓은 것 처럼 반들반들 하지요?

마치 작은 지렁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처럼 생겼지요. 씹을 때 특유의 향과 함께 포자의 공기층이 같이 터지며 묘한 질감을 선사하는 아주 매력적인 식재료지요.


특히 일본에서 아주 인기가 좋아서, 톳의 주산지인 완도에서 생산되는 톳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고요, 미에현三重県에서는 톳이 영양가가 풍부하므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는 취지에서 1986년부터 9월 15일을 톳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9월 중순에 톳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톳은 우리나라 제주도나 서남해안 일대에서 잘 자랍니다. 예전 보릿고개 시절 제주도에서는 밥 대신 톳으로 식량을 대신하기도 했다는데요, 톳을 이용한 요리 중 톳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어려웠던 시절을 상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톳은 골다공증이나 빈혈에 많은 도움을 주는 식품입니다. 톳에 들어 있는 칼슘은 100g당 105mg 정도밖에 들어 있지 않은 우유에 비해 약 12배, 다시마의 2배나 되는 1250mg입니다. 전체 해조류 중 1위이며, 무려 1355mg을 품고 있는 야채계의 칼슘제왕인 고구마줄기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입니다. 철분 또한 100g 당 76.2mg으로 풍부해서 100g 당 8mg 정도 들어 있는 소 간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도 함유하고 있어서 흡수율 측면에서도 다른 식품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 간에 들어 있는 철은 햄철의 형태라 흡수율이 매우 좋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경이적인 수준임엔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골다공증과 빈혈이 걱정되신다면 우유를 끊고 톳을 드셔보세요. 톳은 우유처럼 한 쪽에선 칼슘을 넣어주고 한 쪽에선 넣은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빼내는 이중플레이를 하지 않습니다.

입에 들어갔을 때 달고 부드러운 음식보다는 "먹고 난 후 속이 편안하고 든든하며 다음날 쾌변을 보게 해주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라고 정의한다면 톳은 당연히 “제일” 좋은 음식입니다.


톳에 들어 있는 풍부한 식이섬유는 피부를 아름답고 깨끗하게 하고 변비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료실에서 변비를 호소하는 환자들에겐 일단 톳을 드셔볼 것을 권합니다. 톳을 하루 한 끼 정도만 반찬으로 드셔도 화장실에서 나올 때 안색이 달라집니다. 변비로 고생하시는 어머님들 특히 출산 후 변비로 고생하는 산모들에게 톳은, 바다 건너 외화 유출하면서 수입해온 prune 주스 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또한 과다한 열을 발생시키고 독으로 작용하는 과잉의 지방과 칼로리를 품어 안과 밖으로 제거하는 흡사 장내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역할을 하므로 변비 해결과 함께 산후비만을 예방해주는 최고의 식재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혈중의 과다한 지질을 낮춰주고 동맥경화증이나 대장암을 예방해 주는 역할은 덤입니다.



옥돔과 같이 제주에서 올라 온 톳가루입니다.

생 톳은 겨울에만 접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가루로 만들어져 있는 제품은 사시사철 사용할 수 있으니 아주 편리합니다.



재료 : 쌀 2컵,옥돔 1마리, 톳가루 2큰술, 카레가루 2큰술, 양파 1/2, 당근 1/2, 피망 1/2.

부재료 : 월계수잎 1장, 생강 약간, 마늘 3톨, 청주 약간, 견과유 3큰술, 들기름 2큰술, 자염 약간.



깨끗히 손질된 옥돔을 월계수잎, 생강, 청주 약간 넣고 철분의 화수분인 무쇠솥에 끓여줍니다.



옥돔살이 익으면 바로 꺼내 살만 따로 분리(생선가시가 딱딱하니 잘 제거해야 함)해두고, 육수의 원천인 대가리를 비롯한 뼈는 다시 솥에 넣어 30분정도 더 끓여 진한 육수를 내줍니다.



야채들은 잘게 썰어 준비해두고, 쌀은 불리지 말고 씻어 물기만 빼서 준비해 둡니다.

팬에 젖 양을 늘려주는 견과유를 두르고 생강, 마늘을 넣고 향을 내준 후, 야채들 ,옥돔살도 넣어 살짝 볶다가 자염 약간만 간을 하고 따로 준비해 둡니다.



무쇠팬에 산모들의 우울증을 날려줄 들기름를 듬뿍 두르고, 쌀, 톳 가루, 카레가루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붂아 주다가, 옥돔 육수를 조금씩 조금씩 부어가며 잘 섞어 줍니다.



불을 좀 줄이고 5분 정도 저어주다가, 뚜껑 닫고 밥이 어느 정도 익으면, 볶아 둔 야채 & 옥돔살을 살살 뿌려 약불에서 10분정도 뜸을 들이고 불을 꺼줍니다.



널찍한 그릇에 완성된 결과물을 담고 식기 전에 맛있게 먹습니다.^^

Tip. 간 조절은 볶을 때 카레가루를 더 추가하면서 입맛에 맞게, 대신 짜지 않게 드시는게 좋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II,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