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스터프



며칠 전 미니오븐을 하나 장만한 기념으로...오늘은 임신 초기 유산을 방지하고 입덧에 지친 임신부들의 입맛을 도와주는 맛도 좋고, 모양도 이쁘고, 색도 고운 임신부용 파프리카 스터프를 만들어봅니다. 세상사 산 좋고, 물 좋고, 정자까지 좋은 일이 드문데,,,오늘 요리는 삼박자를 다 갖추었다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불임 혹은 난임으로 고통 받는 신혼부부들이 매우 많은데요, 오만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서 겨우겨우 임신에 성공했지만, 석 달(12주)를 못 넘기고 유산에 이르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한 번 유산이 되면 다음에 또 유산이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지지요. 이럴 때 태아를 안정시키고, 임신부의 입맛과 기력을 올려주어 유산방지에 도움을 주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파프리카 스터프 임신부용 버전 되겠습니다.^^



재료 : 파프리카 4개, 해삼 1마리, 전복 1개, 계란 2개, 대파(흰부분) 1대, 레몬 1/2개, 다진 생강 2스푼, 가츠오부시 반 스푼, 다산 맛간장 2스푼, 밥 1공기



해삼과 전복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잘게 썰어 준비해 둡니다.


해삼의 효능에 대해선 제가 일전에 연합뉴스(2010.12.28.)에 기고한 <백설공주와 해삼>이라는 제목의 컬럼 내용을 아래에 붙여드릴테니 읽어보시면 이해가 잘 되시리라 봅니다.


얼마 전 건강하게 예쁜 공주님을 출산한 부천의 김혜란씨(30세, 가명)에게 해삼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해산물입니다. 결혼 전부터 몸이 약했던 김씨는 임신 중 발생한 만성 방광염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임신 4주경 시작된 염증이 임신 20주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지요. 임신 중이라 강한 항생제를 쓰지 못해 염증이 잘 낫지 않는 거라고 하며, 아기를 낳을 때까지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는 산부인과 의사의 결론에 눈앞이 캄캄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해삼이 들어간 산모용 보약 처방을 복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염증도 사라지고 기력도 회복되어 별다른 사고 없이 건강하게 출산을 하고 완전 모유수유도 잘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화교가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것은 해삼을 수집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삼은 동서양에서 매우 귀한 식재료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길고 울퉁불퉁하게 생겨 서양에서는 '바다의 오이'로 불리기도 하는 해삼은 가을부터 맛이 좋아져 동지 전후에 맛이 절정에 이릅니다. 말린 것을 해삼(海蔘)이라고 하고 날 것을 해서(海鼠)라고도 합니다.


해삼은 날 것의 경우 수분이 90% 이상으로 단백질, 지질, 당질, 칼로리는 적으나 칼슘이나 철분 같은 무기질 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일본 동경대학의 시미즈(淸水) 교수가 "해삼은 영양가상으로 수분이 90% 이상이고 주성분인 단백질도 4% 밖에 되지 않지만 질적으로 아주 특수한 수산식품이다"라고 한 것처럼 매우 뛰어난 강장 식품입니다. 인삼의 주요 약리성분인 사포닌 계열의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서, 인삼과 같은 삼(蔘)자를 써도 대과가 없다 하겠습니다.
《동의학사전》에서 해삼에 대해 "맛은 짜고 성질은 평하다. 신경, 비경에 작용한다. 신장, 비장과 혈을 보하고 정수를 늘리며 양기를 돋운다. 특히 몸이 약한 부인들의 보약으로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해삼은 임신 중인 여성에게 아주 좋은 식품인데요, 한의학에서 볼 때, 해삼은 안태(安胎)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태란 자궁 안에 있는 태아를 편안하게 해준다라는 뜻인데, 습관성 유산의 병력이 있거나 임신 중 하혈을 비롯한 유산전조 증상이 있을 때 유산을 막아주는 처방에 인삼 대신 해삼을 넣어서 쓰면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말린 것보다는 진액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날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또한 산모의 체력과 면역력을 증가시켜 각종 임신 중 감염증을 예방하고 활력을 증강시켜 임신기간 중의 산모와 태아의 건강 뿐 아니라 원활한 분만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도움말: 다산 한의원 김성준 원장



싱싱한 파프리카는 깨끗하게 씻은 후, 가로로 위부분을 잘라 씨를 제거해 놓습니다.



대파 흰뿌리와 생강도 다져 놓습니다.


대파의 흰 뿌리부분을 한의학에서 총백(蔥白)이라고 하는데요, 임신 중 유산 기운이 있을 때 생강과 더불어 쓰는 대표적인 약입니다.


19세기 후반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은진 송씨 송준길가 후손가에 전해지는 1책의 한글 필사본인 《주식시의(酒食是儀)》 중 <아기 배고 탈 잇시면 약 시난 법>에 보면 “공산은 생강 셰 쪽 파 다셧 뿌리 다려 멱고”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임신 중 유산이나 조산에 관련된 증상이 있을 때 생강과 함께 달여서 복용해 왔음을 알 수 있읍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총백(蔥白)에 대해 “성질이 서늘하고[凉](평(平)하다고도 한다) 맛이 매우며[辛] 독이 없다. 상한으로 추웠다 열이 나는 것, 중풍, 얼굴과 눈이 붓는 것, 후비(喉痺)를 치료하고 태아를 편안하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간에 있는 사기를 없애고 5장을 고르게 한다. 여러 가지 약독(藥毒)을 없애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데 분돈과 각기 등을 치료한다..”, “태동(胎動)이 되어 불안하거나 태기가 가슴으로 치밀어서 안타깝고 답답해하는 것을 치료한다. 파밑(큰 것) 20개를 진하게 달여 마시면 태아가 살아 있으면 곧 편안해지고 이미 죽었으면 곧 나온다.”라고 하여 태동불안이나 조산방지에 효과적임을 설명하고 있지요.


임신 전부터 자궁과 난소의 기능이 약했거나, 임신 초기에 유산 징후가 보이는 산모들은 생강과 대파를 항상 곁에 두고 즐겨 먹어야 합니다.



새콤한 맛이 당기는 임신 초기라,,,싱싱한 레몬도 준비합니다.



계란을 잘 푼 다음, 임신부의 기력 증가를 위해 가츠오부시를 첨가해 잘 섞어줍니다.


《동의보감》에선 계자(鷄子, 달걀)에 대해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다[甘]. 불에 데서 생긴 헌데[熱火瘡], 간질, 경병(痙病)을 치료하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고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한다. 안태(安胎)시키고 목이 쉰 것을 트이게 하며 임신부의 돌림열병[天行熱疾]도 치료한다. 달걀은 누런 암탉이 낳은 것이 좋은데, 특히 살 검은 닭(烏鷄)의 알이 더 좋다."라고 하여 계란에도 안태의 효능이 있슴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할 수 있다면 오골계 알이 더욱 좋겠지요.^^



팬에 고소한 견과유를 두르고 달궈지면, 다진 대파와 생강을 넣고, 파 향이 날 때쯤, 해삼과 전복, 다산 맛간장을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재료들이 잘 섞어지게 볶아 준 후,마지막으로 레몬즙을 넣고 마무리 해줍니다. 볶아진 밥은 따로 담아 준비해둡니다.



파프리카에 볶아 놓은 밥을 넣고, 위에 계란물을 부어줍니다.



오븐 트레이에 종이포일을 깔고, 파프리카를 올린 다음, 예열해 둔 오븐에 200도에서 15분 정도 굽습니다.



널찍한 그릇에 완성된 결과물 담아, 잘 익혀진 파프리카까지 한 입 크기로 베어 맛있게 먹습니다.^^


cf) 사용장비 : Pentax K-5II, Pentax 35mm limit macro, Metz 52 AF-1, 라이트룸 5.7.1.